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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이 우리가 법을 말할 수 있을까(천수이 지음, 부키, 1만8000원)=저자가 로스쿨을 졸업하고 출근한 첫 직장은 구청 화장실 앞 복도에 세워진 칸막이 너머 한 평짜리 무료 아파트청약 법률 상담소였다. 의뢰인들은 노숙자, 야쿠르트 배달원, 일용직 건설 노동자, 유언장을 쓰려면 한글부터 배워야 하는 할머니 등. 때로는 돕고 싶어도 도울 방법이 없어서 손 한번 지그시 잡아 드리는 것이 전부였다. 학교나 책에서는 배우지 못할 인생 경험을 한 보따리씩 풀어놓고 가는 이들 덕분에, 다른 변호사들이 의뢰인에게 답을 줄 때, 저자는 의뢰인에게서 자 햇살론 승인률 기 인생의 답을 배웠다. 그렇게 사람 사이에서 사랑을 배우고 사람이 되어 가는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악마와 함께 춤을(크리스타 K 토마슨 지음, 한재호 옮김, 흐름출판, 1만9000원)=편안하고 즐겁게 살려면 행복 전복자연산 과 기쁨, 성취감 등의 비중이 커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질투, 분노, 경멸 등에 휘둘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차오르고 타인을 질투하기도 하며, 누군가의 불운을 보고 쌤통이라 여긴다. 감정의 파도가 한 차례 지나가고 나면, 그런 부정적 감정에 휩싸였던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렇게 자기 비하에 빠질 필요가 법률사무 없다고 말한다. 부정적 감정은 삶이 빚어낸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순리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






제4부의 상상력(안병진 지음, 문학과지성사, 1만8000원)=정치학자인 저자는 기존의 입법·사법·행정 외에 ‘미래심의부’라는 제4의 국가기관을 신설하는 구상을 제안한다. 현재의 민주주의에 미래 세대와 비인간 생명의 자리를 만들어 이들에게도 정치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 민주주의 제도를 기후위기의 시대에 맞게 생태적으로 재구성하는 청사진인 셈이다.






남겨진 자들의 삶(마테오 B 비앙키 지음, 김지우 옮김, 문예출판사, 1만7000원)=“어쨌든 걱정하지 마. 네가 올 때쯤이면 나는 없을 테니까.” S는 이 말을 남기고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났다. 소설가 비앙키는 7년 동안 동거한 동성 연인 S와 1999년 헤어지는데, 그로부터 3개월 뒤 S는 스스로 유명을 달리한다. 소설은 비앙키가 20여년에 걸쳐 한때 사랑하던 사람을 갑작스럽게 잃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비앙키는 “나 때문인가”라는 의구심에 시달리며 고통을 느낀다. 이 소설은 작가에게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바람을 보는 투자(피터 오펜하이머 지음, 김재형 옮김, 워터베어프레스, 1만9500원)=골드만삭스의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인 저자가 1970년대 이후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주요 사이클을 분석하고 이에 영향을 미친 요소를 소개한다. 각 사이클에서 주식시장의 수익률이나 다른 자산군과 비교한 주식의 상대 수익률이 어떠했는지를 통해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최소 5년 이상 투자를 유지할 수 있고 버블 및 사이클의 변곡점 신호를 인식할 수 있다면 ‘바람을 보는 투자’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시쓰기 딱 좋은 날(정끝별 지음, 난다, 1만5000원)=정끝별 시인에게 1월1일은 ‘첫 일기를 쓰는 날’이다. 2일은 ‘기꺼이 가까워지는 날’, 3일은 ‘혼술(혼자 마시는 술)하는 날’. 이 책은 문학동네 계열 출판사 난다가 매달 한 명씩 시인을 정해 시와 에세이 등 자유로운 형식의 글을 엮는 ‘시의적절’ 시리즈 1월 편이다. 시인은 1월의 모든 날에 별명을 붙이고 어느 날은 시로, 어느 날은 산문으로 서른한 편의 글을 채웠다. 시인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과 유머 감각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