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산의 지명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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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산은 홍천과 춘천 사이에 있는 산입니다.
가리산은 봉우리가 세개인데 한곳이 가려 안보여서 가리산이라는 지명이라는 말이있고
곡식을 쌓아 놓은 모양을 닮아서 가리산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또 가리산은 여산신이라고 잘 알려져 있는데요. 여산신이다 보니 겁이 많아 두개의 봉우리 뒤에 숨어 있어
세개중 두개만 보인다고도 합니다.
가리산에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여산신과 관련된 전설이 있어요.
옛날에 높은 벼슬을 하는 양반집에 외동딸이 있었는데 이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죽었다.
그녀는 조상신을 찾아갔다. “꿈을 펴지도 못하고 죽었습니다. 산신이 되어 꿈을 펴보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조상신이 “아름다운 산은 가리산이니라. 가리산 산신으로 가거라.” 라고 했다.
처녀로 죽은 딸은 가리산 산신이 되어 골짜기의 물과 바위와 나무와 풀, 그 리고 산에 사는 온갖 짐승들을 자상하게 보살펴 주면서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 날, 다른 양반집의 아들이 죽어서 가리산으로 왔다.
그런데 와보니 이미 산신이 좌정해 있지 않은가. “제 아버님께서 가리산으로 가라고 해서 왔습니다.
이제부터 이 가리산은 제가 다스 리겠습니다.” 라고 총각신은 말했다.
그러자 처녀신은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가리산은 제가 맡은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 시지요.” 라고 했다. 두 신은 서로 양보하지 않았다. 두 신의 다툼은 점점 거세어졌다.
그러자 가 리산의 정기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물은 썩고, 나무는 마르고, 풀은 시들고, 짐승들은 포 악해졌다.
약한 짐승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쉬며 숨어 지내야 했다.
그 아름답던 가리산이 점점 황량해져 가는 것을 보면서 가리산 처녀신은 가슴이 아팠다.
처녀신이 총각신에게 말하였다. “가리산의 초목과 짐승들이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저들의 꼴을 차마 못 보겠 습니다.” 라고 하니, 총각신은 “그러니 어찌 하자는 말씀이신지?” 라고 물었다.
그러자 처녀신은 “당신도 결혼하지 못한 몸, 저도 결혼하지 못한 몸. 이러지 말고 우리 결혼합시다.
우리 내외가 되어 이 가리산을 사이좋게 나누어 다스리면 저 초목과 짐승들이 생기가 돌 것 같습니다.”
라고 하자, 총각신은 “그거 좋은 생각이오. 그렇게 합시다.” 라고 하였다.
그렇게 해서 날씨 좋은 날을 가리어 그들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부가 신랑에게 말하였다. “
말을 타고 앞장서시지요. 저는 가마 타고 뒤따르겠습니다.” 신랑은 말을 타고 행복에 겨워 건들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골짜기의 물과 바위와 나무와 풀과 짐 승들이 모두 신랑 신부를 축하해주었다.
신랑이 축하를 받으며 흥에 취하여 한참을 가다 보니 뒤따라 와야 할 신부가 보이지 않았다. 신랑은 뒤로 돌아서서 멀리 바라보았다. 멀리서 신부가 큰 소리로 말 하였다. “이왕 나서신 길, 당신은 그대로 구멍동으로 넘어가십시오. 저는 이쪽 가리산 골짜기로 내려가겠습 니다.”
이렇게 해서 신랑은 구멍동의 신이 되었고, 신부는 가리산을 다시 차지하게 되었다. 지금 가리산 산신 은 여신이고, 구멍동의 신은 남신이다.
[저자 전신제, 강원도의 전설2. 집문당,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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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프란체스카님의 댓글
김프란체스카 작성일 Date제미있군요